[레이드 2] (2014)
※ 2014년 7월 12일에 작성한 글.
[레이드 1] + [레이드 2] 블루레이 정식 발매를 6개월째 기다리고 있다.
[레이드2] - 4 / 5
[사망유희]처럼 층을 차례차례 올라가며 적들을 제압하던 1편과 달리, 이번에는 느와르 액션의 입김이 강한 영화로 변모했다. 그래서인지 2시간 30분이라는 러닝타임이 불편한 건 피해갈 수 없는 맹점이다. 하지만 맨몸 액션이 등장할 때에는 그러한 단점이 보일 겨를이 없다. 개인적으로 액션 영화에서 매우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하는 롱테이크 씬이 충분히 등장하며, 합을 겨루는 모든 과정에서 어설픈 동작이 거의 없다. 액션 씬만 집중적으로 볼 때에는 관객의 온몸이 따끔거릴 정도로 리얼리티를 잘 살렸으며, 가장 경계해야 할 요소인 우중충한 카메라 워크가 단 한 번도 발견되지 않았다.
주인공과 배트 보이 + 해머걸, 그리고 조직 내 무술 고수와 벌이는 마지막 액션 씬은 두고두고 돌려봐야 할 부분이다. 무엇보다도, 태국을 대표하는 무술 영화 연출가인 프라챠 핀카엡의 작품에서 느껴지는 '싸구려' 혹은 '쌈마이'의 느낌이 없어서 좋다. 빙빙 꼬아 놓은 스토리 라인과 그것을 시원시원하게 풀어 나가지 못하는 전개 방식이 맘에 들지 않지만, 감히 최고 수준의 완성도라고 말할 수 있는 액션 연출이 그러한 단점을 100% 커버하고도 남는다.
대한민국 영화계에서 무술 감독으로 뛰는 모든 이들에게 꽤 훌륭한 레퍼런스로 남을 것이 분명하다. 단언컨대, 최근 10년 간 등장했던 아날로그 액션 영화 중에 이렇게 완성도 높은 날 것 액션을 연출해낸 작품은 없었다. 이 작품이 류승완, 원신연, 정병길 등 대한민국 액션 영화를 이끌어갈 유능한 감독들에게 자극제가 되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