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3월 11일 광화문 광장 사진
20170311 @ 광화문 광장
국민이 방 빼라는데 뜸들이지 말자.
하늘은 맑고, 광장은 그 어느 순간보다도 평온하다.
3월 11일에 광장에서 본 퍼포먼스 중 가장 참신하다는 생각. (이소룡의 팬이라면 사망유희가 생각날 듯)
정미홍 씨, 당신이 당당하다면 저 물음에 답하시기 바랍니다. 목숨 내놓겠다는 말, 그렇게 쉽게 내뱉는 거 아닙니다. 지키지도 못할 말은 애초에 하지 마세요.
세종대왕상 아래에는 다양한 화환이 있다. 그 중에서도 [닥치고 봄]이 아주 맘에 든다.
가시밭길 하나 건넜을 뿐이지만, 가끔씩 꽃길도 가자.
어제 방송을 통해 봤던 차.
공연이 예정된 무대.
친구, 연인, 가족 등 너 나 할 것 없이 자축을 목적으로 광장에 모였다. 나도 그들과 같이 즐겼다. 내가 광화문에 갔던 많은 순간 중에서 당연히 가장 가벼운 발걸음이었다. 2017년 3월 10일은 2017년 1분기 중 가장 행복한 날이 될 것이고, 2017년은 3월 11일은 상식이 통하는 다른 사람과 그 행복을 공유하는 날이 될 것이다.
※ 어제 헌재의 박근혜 파면 선고 직후, 나는 5분 가까이 울었다. 눈물이 멈추지 않아서 휴지로 눈을 눌렀는데, 그 휴지가 완전히 젖어 버릴 정도였다. 헌재에서 심판하기 전에는 내가 탄핵 인용 순간에 두 주먹을 불끈 쥐고 포효할 줄 알았다. 헌데 막상 때가 되니 눈물만 흘렀다.
- 명백한 탄핵 사유가 존재하지만, 예전부터 헌재 판결에 대한 불신이 있어서
- 12월부터 최근까지 대통령과 대리인단이 저지른 만행을 기억하고 있기 때문에
- 대한민국은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일이 만연하고 있기 때문에
이런 생각과 기억이 머릿속에 박혀 있으니, 파면 선고 직후 눈물이 앞을 가리는 게 어쩌면 당연한 결과인지도 모르겠다. 박근혜 씨의 하야와 탄핵 촉구를 위해 촛불 집회에 고작 네 번 참석한 내가 이러한데, 매주 참여하여 불빛을 비춘 시민들은 나보다 더 뜨거운 눈물을 흘리며 기쁨을 표했을 것 같다.
행복하다. 이제 한 걸음 갔을 뿐이지만, 어느 때보다도 의미 있는 한 걸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