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1년 웹진 리드머(http://www.rhythmer.net)에 기재한 글.
1. Return of the Devils Son
2. Devil's Son from Lifestylez
3. Zone of Danger
4. Sandman 118
5. School Days
6. Principal of the New School
7. Unexpected
8. Tony's Touch
9. Right to the Top
10. Once Again
11. Harlem World Universal
12. I Won't
13. Hard to Kill
14. Power Moves
15. If You Not Aware
16. I Should Have Used
17. Doo Wop #5
18. Yes You Can
19. Audition
20. M.C.'s Whats Going On
21. Slaying The Mic
Record Label : SMC Recordings
Released Date : 2010-11-23
Reviewer Rating : No Rating
'90년대 중반 동부의 가장 유능한 랩퍼 중 한 명이었던 빅 엘(Big L, 1974~1999)이 숨을 거둔 후에도 그의 흔적을 찾는 건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투팍(2Pac)이나 노터리어스 비아이지(The Notorious B.I.G.)처럼 요절한 유명 뮤지션의 사후 앨범이 연이어 등장하는 것과 다를 바 없이 [A Freestyle History], [The Achieves: 1996-2000], [Live from Amsterdam] 등등, 몇 해를 간격으로 빅 엘의 사후 앨범이 등장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나마 정식(official) 앨범으로 분류할 수 있는 것은 최근에 발매된 [139 & Lenox]와 [Return of the Devil's Son] 뿐이다. 그리고 그 중 [Return of the Devil's Son]은 상대적으로 준수한 모양새를 갖추고 있다.
우선 우리는 [Return of the Devil's Son]을 통해 의심할 여지가 없는 빅 엘의 랩 실력을 수차례 재확인할 수 있다. 앨범의 완성도를 논하기 이전에 분명한 것은, 빅 엘의 랩은 도마 위에 올려놓고 왈가왈부하는 것이 무의미할 만큼 뛰어나다는 것이다. 어떤 멍석을 깔아 놓아도 찬란한 빛을 발한다. "Principal of the New School"과 "Audition"에서의 명료한 딜리버리, "Doo Wop #5"에서 폭발하는 절정의 플로우 등, 하이톤 랩퍼가 보여줄 수 있는 최상의 스킬을 만끽할 수 있다.
그렇지만, [Return of the Devil's Son]이 앨범으로서 각별한 가치를 지니고 있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모두가 예상했듯이 미공개 프리스타일 트랙, 생전에 만든 1집과 앨범의 아웃테이크, 리믹스의 조합이 앨범의 전부이다 보니, 당연히 빅 엘 사후에 제작된 여타 앨범과 별반 차이가 없는 구성을 취한다. 기존에 공개된 곡의 재탕이라 봐도 무방한 곡도 더러 존재하는데다가 쇼비즈(Showbiz), 로드 피네스(Lord Finesse), 제이-러브(J-Love) 등 이름값 있는 프로듀서의 손길이 닿았지만, 'Unreleased & Remixed'의 한계를 극복하지는 못한다. 깔끔하게 페이드-아웃(fade-out)되지 않고 끝나버리는 "Harlem World Universal"과 같은 곡이 그러한 한계를 여실하게 보여주는 증거물이라고 할 수 있겠다. 만약 '의도적인 조악함'을 원한다면, 나무랄 데 없는 앨범이 되겠지만, 미공개 트랙 모음집 그 이상의 무언가를 바란다면, 만족스럽지 않을 수도 있다.
물론, 발상을 전환하면 꽤 좋은 앨범으로 간주할 수도 있다. '90년대의 로우(raw)함을 진국이라 생각하는 이들이라면 앨범을 통해 기대한 만큼의 만족감을 느낄 수 있을 것이며, D.I.T.C. 크루의 추종자들에게는 또 하나의 괜찮은 소장품이 될 것이다. 빅 엘을 처음 접하는 사람에게는 당연히 [Lifestylez ov da Poor & Dangerous]가 제격이지만, [The Big Picture]까지 접한 이후, 계속해서 빅 엘의 발자취를 찾으려는 청자에게 [Return of the Devil's Son]은 여느 사후 앨범보다 좋은 선택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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