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ee Talking | Posted by epmd 2019. 5. 13. 11:53

2019 PlayX4 방문기

방문 날짜: 2019년 5월 12일 (일)

1. 플레이엑스포 현수막

작년에 이어 올해도 방문한 PlayX4.

2. 플레이스테이션4 (+PSN)

플레이스테이션4 부스가 넓어졌다. 플스4 유저는 모두 좋아했을 듯.
추억의 게임 부스에는 6월 27일 발매를 앞둔 사무라이 쇼다운 신작 홍보 간판도 있었다.
Playstation 카톡 플러스 친구를 인증하면, 아직 한 번도 PSN 플러스를 이용하지 않았던 사람에 한해 경품으로 PSN 1주일 이용권을 배포하고 있었다.
테트리스 이펙트, 모두의 골프 VR 등 PS VR 게임도 볼 수 있었다.
포항 사는 친구의 와이프가 지존으로 군림하는 Overcooked! 2
PSN 이용자는 무료 게임이 얼마나 값진 선물인지 알고 있다.
이번 달은 메탈기어 서바이브. 이걸 해봐야 하나 말아야 하나...

3. 스퀘어 에닉스

23일 킹덤하츠 한글판 발매. 2주도 남지 않았다.
디즈니 IP를 좋아한다면 그냥 지나치기 힘들 듯.

4. 반다이 남코

반다이 남코는 철권, 슈퍼로봇대전 T 등을 게임을 준비했다.
슈로대 해보려는 게이머가 줄을 선 광경.

5. 세가

세가의 부스도 꽤 크다.
소닉 레이싱에 이렇게 많은 사람이 관심을 표하다니... 예상 밖의 일이다.
꿀 빠는 소닉 알바생.
대대적인 홍보. 계속 봤더니 21일 발매라는 점에 세뇌당했다.
6월 20일 한글판 발매. 용과 같이 5: 꿈을 이루는 자
직접 해봤는데, 용과 같이 극2와 큰 차이는 없는 것 같다. 어쌔신 크리드 시리즈와 달리 다소 질리는 경향도 있고...

6. 철권 월드 투어 (한국 대회)

잡다캐릭(JDCR) vs. 로하이(Lowhigh).
잡다캐릭(JDCR) vs. 로하이(Lowhigh).
pekos vs. chikurin. 기스 하워드 동캐전. 기스가 이렇게 막강한 캐릭터였다니...
pekos vs. chikurin.
chikurin vs. Lowhigh.

7. ROX Gaming 선수단

대한민국 대표 알리샤 초고수 샤넬 님이 늦게 합류해서 사진을 여러 장 찍더라...

8. 코스프레(코스튬 플레이)

블랙 팬서, 닥터 스트레인지, 스파이더맨. 극강의 고퀄 코스프레 아주아주 칭찬한다.
이날 행사에서 내가 찍은 사진 가운데 가장 맘에 든다. 캡틴 아메리카 코스프레하신 분이 정말 멋져 보였다. 아이와 아무 관계도 없는데 아빠 미소를 짓게 되는 순간.

9. 아케이드 게임

10. 게이밍 체어

사실 의자에 관심이 가는 사람이 몇 명이나 될까 싶다.

11. 추억의 게임

작년과 100% 똑같은 그 행사!

12. 보드게임

13. 인디게임

스님과 함께! 대박나세요

총평

1. 작년과 큰 차이점이 없다는 게 아쉬움으로 남는다. E3 쇼, 도쿄 게임쇼 등 세계적인 게임쇼처럼 성장하려면 역시 더 큰 이벤트가 있어야 하며, 이보다 다채로운 행사는 선택이 아닌 필수다.

2. 메인 무대 철권(Tekken World Tour 2019 마스터) 대회, 오버워치 컨텐더스 코리아 시즌 1 등 굵직한 대회를 계속해서 겸하고 있다는 점은 보기 좋다.

3. 플스4 게임 부스가 매우 넓어졌다는 점이 맘에 든다. 모바일 게임보다 플스4 게임을 선호하는 사람이라면 반겼을 듯.

4. 이틀 간의 통계를 기준으로 표 판매량이 작년 대비 39.2% 증가했다고 한다. 하지만 트위치 스트리머를 보려고 온 사람이 많다는 점 등을 잊어서는 안 된다. 여전히 딱히 새로운 게 없다는 이미지는 바뀌지 않는다.

Book | Posted by epmd 2017. 11. 9. 11:15

[우리에겐 언어가 필요하다] - 이민경 저

 

[우리에겐 언어가 필요하다] 이민경 저

 

이 책은 작가가 여성의 입장에서, 멸시와 조롱을 당했거나 불쾌한 언변을 들었을 때 대응할 수 있는 대처법을 지침서화한 책이다. 작가는 2016년 강남 묻지마 살인사건이 책을 집필하는 결정적 계기가 되었음을 수차례 서술하고 있으며, 이 사건을 여성 혐오와 직결시킨다.

 

이민경 작가와 독자인 나의 견해는 시작부터 어긋난다. 나는 강남 묻지마 살인사건이 특정 성별에 대한 혐오가 주된 원인이었다고 단정 짓는 것부터 잘못된 판단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사건은 여성에 대한 혐오가 결정적 원인이었다고 결론이 나지도 않았고, 범인이 여성 혐오 때문에 범죄를 저질렀다고 단정 지을 근거도 부족하다.

 

작가의 집필 계기는 그렇다 치더라도, 오류와 섣부른 판단이 너무 많다는 점이 책의 가장 큰 맹점이다. 이 작가는 '직관'을 '진리'로 수차례 단정 짓는다. 직관이 아무리 여러 개 모여도 그것이 100% 진리가 되는 건 아닌데 말이다. 게다가 자신의 의견을 제시하는 기본적인 태도부터 잘못 갖춘 상태에서 단언하는 경우가 흔하다. 아래와 같은 문단을 예로 들 수 있다.

 

48 page - 상대에게 '차별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주장할 자유'란 없습니다. 아까도 말했지만 그건 당신이 정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남성이 느끼는 부당함을 구구절절 이야기해도 소용없습니다. 아무리 남성의 입지가 예전 같지 않다며 하소연을 해도, 여성의 지위가 남성과 동등해졌다는 뜻과는 별개이기 때문입니다.

 

이 단락에서 '상대'는 남성을 의미한다. 작가는 남성에게 차별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주장할 자유는 없다고 말하는데, 동조할 수 없는 주장이다. 남녀를 막론하고 차별의 존재 여부를 주장할 자유는 누구나 있기 때문이다. 남성이 느끼는 부당함을 이야기해도 소용없다는 말 또한 황당하기는 마찬가지이다.

 

심지어 남성은 여성이 겪은 차별을 느낄 수 없는(불가능한) 존재이므로 애초에 논할 자격이 없다고 여러 차례에 걸쳐 선을 긋는데, 이는 아예 남성과 대화할 일말의 창구조차 닫아버리겠다는 의미이다. 성(젠더) 문제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토론할 수 있는 대화의 창구를 원천봉쇄하겠다는 것이다. 기가 막힐 노릇이다.

 

남성이라도 조금만 관심을 가졌다면 스스로 기득권을 누리고 있음을 인지하고, 잠재적 가해자라는 말에도 거부감이 없어야 한다는 주장도 설득력이 없는 건 마찬가지다. 남성은 잠재적 가해자라는 말에 거부감이 없어야 한다니 이게 무슨 자다 일어나 봉창 두드릴 소리인가.

 

사람이 주장을 펼칠 때는 합당한 이유나 근거가 있어야 한다. 이민경 작가는 이런 기본적인 태도조차 망각하고 있다. 책 후반부에 있는 'FAQ'에 이르면 더 난감해진다. 이 단락 초반부에서 작가는 누구에게 입증받고 싶어 쓴 글이 아니니 주장에 정확한 근거가 없다는 말에 굳이 대응하지 않겠다고 선언하고 있다. 정말 유치하기 짝이 없는 노릇이다. 작가가 집필한 책이 신뢰성이 떨어진다고 고백하는 것과 다름이 없기 때문이다. 독자인 나도 무조건 정량화된 수치를 기반으로 하는 근거만 요구하는 것이 아니다. 하지만 어느 정도는 합리성이 있는 주장을 해야 믿음이 가지, 논리가 아예 통하지도 않는 이야기를 수십 차례 반복하니 믿음이 사라지는 게 당연하다.

 

강남 묻지마 살인사건에 크게 노하여 흥분한 상태로 글을 쓴 흔적이 많이 보이는데 이 또한 아쉬운 건 마찬가지다. 흥분을 가라앉히지 못하고 급조한 흔적이 곳곳에서 드러나는데, 조금 더 평온한 상태에서 글을 썼으면 이보다는 나았을 것이다. 이런 책이 화제를 모으는 현실이 참으로 안타깝다. 페미니즘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이렇게 공감하기 어려운 책보다는 벨 훅스의 책을 읽는 편이 낫다.

Movie | Posted by epmd 2017. 11. 1. 10:55

영화 [공조]와 고(故) 김주혁 배우

 

[공조]는 액션 연출을 얼마나 괜찮게 해냈는지 궁금해서 올초에 찾아봤던 영화다. 하지만 주목할만한 연출은 많지 않았고, 의외로 캐릭터에서 건질 껀덕지가 있는 작품이었다.

 

나는 항상 영화계에 [레옹]의 스탠필드, [공공의 적]의 조규환처럼 강력하고 냉철한 캐릭터가 더 많아져야 한다고 지겹도록 말하고 다녔다. 김주혁 배우가 연기한 차기성은 내가 말한 조건에 그럭저럭 부합하는 캐릭터였다. 연기하기 쉽지 않은 캐릭터지만, 대사와 표정 연기에서 연습을 많이 했다는 흔적이 보였다. 이러다 보니 뻔한 스토리의 영화에서 남는 건 공조 수사를 하는 두 배우가 아니라 악역을 맡은 김주혁이었다.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나는 로맨스 영화의 주인공 김주혁보다 이렇게 묵직한 캐릭터를 연기하는 김주혁이 더 좋았다. 그런 그가 불의의 사고로 세상을 떠났다. 마음이 아프다. 대면한 적은 없지만 친숙한 이미지의 배우였고 이렇게 악역도 맛깔스럽게 소화하는 배우였는데, 그의 연기를 더 이상 볼 수 없다. 고인의 명복을 빈다. 1972 ~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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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ee Talking | Posted by epmd 2017. 10. 30. 16:43

1994 미국 월드컵과 황선홍 선수

무심코 지나쳤던 순간이 은연 중에 떠오를 때가 있다. 중요한 일도 아니었고 별다른 의미가 있는 일도 아니었는데, 중학생 때 국어선생님께서 하신 말씀이 아직도 생각난다. 교탁 바로 앞에 앉은 급우에게 너는 어느 축구선수 좋아하냐고 물으셨고, 그 친구가 황선홍 좋아한다고 하자 "에이~ 그 개발~?"이라고 하셨던 순간이었다.

내가 1996 ~ 1998년 사이에 겪었던 전혀 중요하지 않은 일이다. 지금 와서 돌이켜 보니 황선홍 (현) 감독이 선수 시절에 얼마나 욕을 먹었는지 짐작케 하는 일화일 뿐.

동시에 황 감독이 무릎팍도사에 출연해 당시 겪었던 개인적 설움이 얼마나 컸는지를 허심탄회하게 말했던 순간도 기억이 난다. 황 감독은 미국 월드컵 볼리비아전 이후 마주치는 사람마다 욕을 해서 대인기피증까지 겪었다고 고백했다. 방송에서는 "제가 그 경기를... 말아 드셨죠~"라고 허탈하게 얘기했지만, 당시 그가 국민의 역적으로 불리면서 인격 모독까지 당했던 아픔을 회상하면 안타깝기만 하다. 겪지 않은 사람은 모를 만큼 큰 상처를 안고 딱히 하소연도 하지 못한 채 살았을 것이다.

이렇게 전국적으로 욕을 먹는 건 황 감독만의 사례가 아니다.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의 공격수는 국내에서 전국민에게 욕을 먹는 대표 직업이다. 이른바 '욕받이'가 따로 없는 수준이다. 내가 기억하는 한 술자리를 비롯한 각종 모임에서 가장 많은 욕을 먹은 공격수는 황선홍이었고, 그 다음이 최용수 (현) 감독과 이동국 (현) 선수였다. '개발'이라는 별칭은 기본이었고, 때로는 인격 모독성 발언을 내뱉는 사람도 있었으니 말이다.

이런 사례를 생각하면 축구 선수에게 있어 월드컵은 국가대표 커리어를 빛내는 가장 큰 무대지만, 한편으로는 역적으로 몰리기 가장 쉬운 대회이기도 하다. 그리고 아무리 못했어도, 인격까지 비난하는 행동은 이제 자제해야 할 때다. 당시 누구보다 심한 마음 고생을 겪었을 황 감독님께 다시 한번 죄송할 따름이다.

초등학교 5학년 때 스페인전, 볼리비아전, 독일전을 모두 생중계로 봤지만, 솔직히 나는 황 감독이 부진했던 볼리비아전보다는 추격골을 넣으며 짧고 굵은 세레모니를 했던 독일전이 더 기억난다. 당시 직장인이었던 지금의 중년층이나, 당시 10대였던 지금의 청년들까지 모두 볼리비아전보다 독일전을 더 기억했으면 좋겠다.

Music/단평 | Posted by epmd 2017. 10. 19. 09:14

Testament [Brotherhood of the Snake]

누군가의 말을 빌자면 [스래시 메탈 그 자체]라는 테스타먼트(Testament) 11집. 작년 말부터 현재까지 차량을 운행하면서 가장 많이 들은 앨범이다.

작년 하반기에 구매한 메탈리카(Metallica)의 새 앨범보다 이 앨범이 훨씬 더 좋았다. 솔직히 압도적으로 이 앨범을 더 좋아했다. The Pale King - Stronghold로 이어지는 초반부가 가장 좋고, 마지막 트랙인 The Number Game까지 박진감이 이어진다.

언제나 혼자 듣고 있어서 아쉬울 뿐이다. 이런 앨범은 LP 바 같은 곳에서 틀어주지도 않는다.





Testament - The Pale King




Testament - Stronghold




Testament - The Number Ga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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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vie | Posted by epmd 2017. 10. 15. 22:22

[블레이드 러너 2049] (2017)

 

[블레이드 러너 2049] - ★★★★

 

1. 뛰어난 영상미, 1편의 감독과 애호가들에 대한 예우

 

개봉 후 이런저런 말이 오가고 있지만, 나는 장점이 많은 영화라고 단언한다. 2019년을 배경으로 했던 1편과 크게 다르지는 않지만 [블레이드 러너 2049]에서는 홀로그램 안드로이드 조이를 비롯해 과학 기술의 발전을 조금 더 엿볼 수 있다. 노골적이지 않고 자연스럽게 보여주는 PPL은 거부감이 들지 않는다. 1편에서 볼 수 있었던 전광판 광고를 포함해 길가에서 더욱 다양한 종류의 광고를 볼 수 있다. 비가 자주 내리는 날씨, 다양한 인종이 공존하는 거리는 1편과 완전히 같은 설정이다. 리들리 스콧 감독과 1편을 지지하는 이들에 대한 예우를 느낄 수 있다. 이런 요소가 하나둘씩 모여 영화의 완성도를 높였다.

 


2. 철저하게 마니아층을 위해 만든 영화, 불친절한 영화

 

[블레이드 러너 2049]는 1982년의 1편을 본 사람만 즐길 수 있는 영화다. 데커드, 레이첼 등 1편의 주요 인물에 대한 직접적인 설명은 찾을 수 없다. 여기에 한술 더 떠서 애니메이션을 포함한 프리퀄 영화 3편을 모두 소화해야 이해에 어려움이 없다. 예를 들어, 2022년 대정전이 일어나 기존 자료가 소실됐다는 사실을 확실하게 인지하려면 사전에 프리퀄 작품을 꼭 소화해야 한다.

 

이런 사실만으로도 [블레이드 러너 2049]는 블레이드 러너의 세계관을 확실하게 이해하고 있는 관객만을 위한, 다시 말해 마니아층을 위한 영화라고 할 수 있다. 게다가 중의적이거나 모호한 의사소통으로 혼돈을 주는 연출이 많다. 이런 장면이 누적될 때마다 1편을 알지 못하는 사람은 블레이드 러너 시리즈의 광활한 세계와 더 멀어지게 된다. 극장에서 어리둥절한 표정을 짓는 사람이 유독 많은 현상도 이와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3. 정적인 흐름

 

1편에 이어 2049도 정적인 흐름이 주를 이룬다. 해답을 노골적으로 제시하는 순간은 찾기 어렵다. 급박한 전개도 거의 없다. 대체로 인물들의 대화나 표정에서 원인과 결과를 찾아야 한다. 드니 빌뇌브 감독의 스타일이어서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야 하나, 지루함을 참지 못하는 관객이 많이 보이는 결정적인 이유가 아닐까 싶다. 다량의 컷을 기반으로 급한 전개가 줄을 잇는 블록버스터에 익숙한 관객이 많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현실이다.

 

하지만 정적인 전개 덕분에 감독이 유난히 공을 들인 배경 묘사에 집중할 수 있다는 점은 확실한 장점이다. 상영시간이 워낙 길기 때문에 관객은 감독이 섬세하게 묘사한 미래의 지구를 찾아보는 것만으로도 꽤 많은 집중력을 소모하게 된다. 잠시 지나가는 배경 하나라도 놓치고 싶지 않게 만드는 드니 빌뇌브 감독의 연출력이 빛나는 대목이다. 이러한 깨알 같은 배경 연출을 모두 파악하고 소화하려면 흔한 블록버스터의 긴박한 흐름보다는 정적인 흐름이 더 나은 선택일 수도 있다.

 


4. 탄탄한 스토리

 

주인공은 답답할 정도로 말을 아끼고, 비중 있는 역할의 배우도 대부분 말이 많지 않다. 그럼에도 탄탄한 스토리 라인을 갖췄다. 그리 불쾌하지 않은 반전도 포함하고 있다. 탄탄한 스토리도 마니아층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는 이유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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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vie | Posted by epmd 2017. 10. 12. 18:05

[남한산성] (2017)

 

[남한산성] - ★★★★

 

지난 추석 연휴 때 많은 영화를 봤다. 극장에서 본 영화 가운데 가장 깊은 여운이 남는 영화는 [남한산성]이다.

 

보기 전부터 정적이고 배우들의 대화가 주를 이루는 영화라는 말을 들었는데, 그 말이 조금도 틀리지 않았다. 수시로 컷이 바뀌는 블록버스터의 동적인 흐름에 익숙한 사람이라면 사전에 이런 사실을 인지하는 편이 나을 것이다.

 

개인적으로 아날로그 액션 영화를 매우 좋아하고, [남한산성]에는 검증된 무술 감독인 허명행 감독이 참여했지만, 액션이 차지하는 비중이 워낙 낮아서 큰 의미가 없다. 영화를 이끌어가는 원동력은 시종일관 '배우들의 대화'이며, 다행히 이병헌, 김윤석 등 굵직한 이름값의 배우들이 연기를 잘 했다.

 

배우들의 대화에서 가장 두드러지는 점은 신하들 사이의 첨예한 의견 충돌이다. 국가의 존립 여부가 달린 중요한 시점에서 예조판서(김윤석)와 이조판서(이병헌)가 임금에게 제시하는 방안은 방법이 180도 다르다. 주장을 펼치려면 그에 따른 충분한 근거가 있어야 한다는 누군가의 말처럼 그들은 언제나 합당한 근거를 제시하며 주장을 관철시키려 한다. 관객이 무조건 한 사람만 옳다고 결론짓기 어려운 상황이 계속해서 펼쳐진다. 이런 흥미로운 구도를 지켜보면서 영화에 몰입할 수 있었다.

 

상황이 조금 다르지만, 영화를 보면 지금 대한민국이 처한 상황도 자연스럽게 연상하게 된다. 내가 태어나기 전부터 지금까지 대한민국은 언제나 국력이 약했다. 그리고 중국과 미국 사이에서 눈치를 보면서 외교 정책을 펼치는 지금의 상황은 영화 속의 상황과 상당 부분 닮았다. 제작자들도 이런 점을 고려하고 제작에 돌입한 게 아닐까 하는 추측을 해본다. 예조판서 김상헌은 지금으로 따지면 외교부 장관, 이조판서 최명길은 인사혁신처 처장에 해당한다는데, 사심 없이 국가의 밝은 미래를 염원하며 일하는 신하가 누구인지를 대한민국 정치인들에게 질문하는 모양새다.

 

오랜만에 소위 말하는 '국뽕'이 없는 영화를 봐서 만족한다. 애국심에 호소하는 콘텐츠가 생활 곳곳에서 발견되지만, 이렇게 국뽕을 최소화하고 생생한 역사 전달에 집중하는 콘텐츠도 있다는 사실에 안도의 한숨을 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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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MD [Out of Business] (1999)

 

확실하지는 않지만 2003년이었던 것 같다. EPMD의 위력을 실감하고 앨범을 하나둘씩 섭렵하고 있었는데 아는 형이 이 앨범을 추천해 주셨다. 당연히 만족스러웠다.

 

EPMD가 언제나 그랬듯 이 앨범도 플래티넘 획득은 실패했지만, 내용물은 알차다. "Symphony"와 "Symphony 2000"이 앨범을 대표하지만, 특정 트랙만 좋은 게 아니라 전체적으로 괜찮다. 첫 곡에서 록키 OST를 기가 막히게 샘플링해서 잠시 설레는 순간도 있고, ODB의 목소리를 샘플링한 "You Got Shot"도 무척 좋아했다.

 

아무튼 '폐업'이라는 타이틀이 허언은 아니어서, 당시 이들은 실제로 해체했다. 이후에 재결합하기도 했지만 이 앨범은 데프 잼(Def Jam)에서 만든 마지막 앨범으로 남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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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rick Sermon [Music] (2001)

 

마빈 게이(Marvin Gaye)의 보컬을 샘플링한 "Music"이 앨범에서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한다. 심지어 곡명부터 앨범 타이틀과 같은 이름이다. 제이 레코드(J Records)와 계약하고 만든 첫 솔로 앨범인데, 아마 작정을 하고 대중 친화적인 솔로 앨범을 만들고 싶었던 듯하다.

 

그래서인지 [No Pressure], [Double or Nothing] 등 예전에 보여준 붐-뱁 힙합에서 탈피한 느낌이 강하며, 신나는 노래가 많다. 물론, 대중 친화적이라고 욕할 이유는 없다. 실제로 "Music"이나 "Do-Re-Mi"를 들으면 어깨가 들썩거리곤 했는데, 그걸 애써 부정할 이유가 있겠는가? 예전 작품과 스타일이 다를 뿐이지 정성을 들여 만든 앨범인 건 맞다. 가벼운 마음으로 듣기 좋은 음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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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pany Flow [Funcrusher Plus] (1997)

 

엘-피(El-P)의 음악 세계에 본격적으로 발을 담갔던 2003년 즈음부터 들어봤던 앨범이다. 멤버는 엘-피, 빅 주스(Bigg Jus), 미스터 렌(Mr. Len) 이렇게 3명이다. 해체 후 성공적인 솔로 커리어를 이어간 선수는 엘-피가 유일했다.

 

앱스트랙 힙합(Abstract Hip Hop)의 최전선에 섰던 엘-피의 '90년대 대표적인 행보라고 보면 되며, 난해하거나 암울한 분위기가 주를 이룬다. 때로는 처절하기까지 하다. 초반의 "8 Steps to Perfection" - "Collude / Intrude"로 이어지는 구간이 굉장히 묵직하다.

 

파격적이었던 엘-피의 2000년대 솔로 앨범 [Fantastic Damage]와 꽤 비슷한 느낌이라 보면 된다. 그루브의 미학과는 거리가 있지만, 엠씨 힙합을 좋아하고 앱스트랙 힙합을 좋아하는 사람은 누구나 소중하게 생각하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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