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6년 웹진 리드머(http://www.rhythmer.net)에 기재한 글.
1. Speaking Real Words (feat. Inspectah Deck)
2. Bound to Slay
3. Def Rhymes
4. Essays on Esoterrorism
5. Headswell (feat. Virtuoso)
6. Learn from the Druid
7. Be Alert (feat. Beyonder, Virtuoso)
8. Observe the Sound (feat. Apathy, L the Headtoucha, J-Live)
9. Def Rhymes (First Version)
※ 8, 9번은 재발매 앨범에서 추가된 트랙
Record Label : Direct Records
Released Date : 1999
Reviewer Rating : ★★★★
넉 장의 정규 앨범과 1장의 미발표곡 모음집을 발매하며 어느덧 중견 뮤지션이란 수식어까지 듣게 된 보스턴 언더그라운드 힙합 듀오 세븐엘 앤 에소테릭(7L & Esoteric). 지금은 단조로운 스타일에서 탈피하고자 백방으로 애를 쓰고 있는 그들이지만, '90년대로 거슬러 올라가 초창기 시절을 되짚어보고자 한다면 아마 [Speaking Real Words EP]에 관한 이야기가 메인 테마가 될 듯하다. 이 EP는 세븐엘과 에소테릭이 뜻을 모아 팀을 결성했을 때부터 '99년까지 공개한 12인치 싱글 LP 음원들을 한 데 모아 당시까지의 행보를 결산한다는 의미로 제작한 앨범이었다. 수록된 곡은 총 7곡으로, 컴필레이션 앨범 [Rebel Alliance]에 수록된 "Be Alert", 인스펙타 덱(Inspectah Deck)의 참여와 1집(2001)에서의 재사용으로 유명한 "Speaking Real Words", 99년 당시 신곡이던 "Essays on Esoterrorism" 등으로 구성됐다.
바이닐 리애니메이터스(Vinyl Reanimators)의 비트와 세븐엘의 컷팅/스크래칭, 그리고 그 위에 깔리는 에소테릭의 역동적인 랩의 조화는 본 작에서부터 1집 [The Soul Purpose]까지 이어지던 이들의 전형적인 초기시절 모습이었다. 대체로 비슷비슷한 BPM, 빅 엘(Big L)의 목소리까지 동원한("Bound To Slay") 턴테이블 리릭이 주를 이루는 훅(hook) 처리, 정박에 충실한 에소테릭의 랩에 이르기까지 다수의 보스턴 랩 마니아들이 생각하는 세븐엘과 에소테릭의 풋풋하던 옛 모습이 이 한 장의 EP에 고스란히 담겨져 있다.
바이닐 리애니메이터스의 비트와 세븐엘의 스크래칭도 간과할 수 없지만, 본 작은 라임을 시도 때도 없이 양산하며 배틀 엠씨의 진면목을 유감없이 발휘하던 에소테릭의 랩에 좀 더 무게를 실어주는 이가 많은 편이다. 가령 "Def Rhymes"의 "I raise your IQ to mine cuz I know your scared of heights / Scared of tearing mics, rappers like you should be wearing tights"이나 "Essays on Esoterrorism"에서의 "Psionically bionically I dominate demonically / Check this, my reckless style will catch wreck ironically / Sonically I'll invade, crush your cavalcade / Parade through your barricade I made the accolade", 그리고 "Learn from the Druid"의 "Deliver, a rapier to your trachea / How I'm striking mics it's pysching out Vikings in Scandinavia / Maybe a, ..."와 같은 펀치라인을 귀담아 듣는다면 그 누구도 에소테릭의 카리스마에 매료되지 않을 수가 없을 것이다. 게다가 큰 비중은 아니지만 버츄오소(Virtuoso), 비욘더(Beyonder) 등의 게스트들까지도 멋진 라임으로 응수하며 감초 역할을 톡톡히 해낸다.
앞서 언급했듯이 이처럼 앨범은 딱히 흠 잡을 데 없는 7개의 알짜배기 트랙으로 꽉 채워져 있다. 그래서인지 아직까지도 다수의 마니아들로부터 세븐엘 앤 에소테릭의 모든 앨범을 통틀어 가장 낫다는 평을 듣곤 하고, 심지어는 그들조차도 영원히 뛰어넘지 못한 앨범이 되어버렸다는 말까지 듣곤 한다. 또한 절판된 뒤 수년이 지난 올해 초 마침내 재발매가 확정됐을 때 -물론 단지 희귀 음반의 재발매라는 이유만으로 반가워했을 사람도 많았지만- 언더그라운드 힙합 팬들로부터 열렬한 호응을 얻었던 것은 그만큼 세븐엘과 에소테릭의 초기 시절을 가장 멋진 순간으로 기억하는 이가 많다는 사실을 반증하는 예가 아닌가 싶다. 랩 배틀이 질렸다는 에소티릭과 스타일 변화를 꾀하고 있는 세븐엘에게 옛 모습으로의 회귀를 바라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해진 지금, 어느덧 본 작은 세븐엘 앤 에소테릭의 올드팬들에겐 일종의 향수를 자아내는 매개체가 되어버린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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