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5년 or 2006년 웹진 리드머(http://www.rhythmer.net)에 기재한 글.
뉴욕 브루클린 출신의 제루 더 대머저(Jeru The Damaja, 본명 Kendrick Jeru Davis)는 여느 힙합퍼들과 마찬가지로 주변 환경에 의해 자연스럽게 힙합을 접했고, 10살 때부터 가사를 쓰기 시작했다. 자신의 본명 'Jeru'에 마이크를 작살낸다('He damages his mic')는 의미로 'The Damaja'라는 단어를 붙여 'Jeru The Damaja'란 이름으로 활동하던 그는 고교시절 힙합씬의 큰 형님 갱 스타(Gang Starr)와 인연을 맺게 되면서 자연스레 갱 스타 파운데이션(Gang Starr Foundation)의 일원이 된다. 갱 스타의 92년 작 [Daily Operation]에 수록된 "I'm the Man"을 통해 공식적으로 자신의 존재를 알린 제루는 이듬해인 93년 클래식 싱글로 인정받는 "Come Clean"을 발매한 뒤 94년 대망의 첫 정규 앨범 [The Sun Rises in the East]를 공개하기에 이른다. 장인 프로듀서 디제이 프리미어(DJ Premier)의 프로듀싱 하에 제작된 이 앨범은 프리미어의 비트는 물론이거니와 제루의 특이한 플로우와 라이밍도 큰 화제를 불러일으키며 언더그라운드 클래식으로 자리매김하게 된다.
커다란 성공을 이루었건만 제루는 데뷔 앨범의 대성공에 안주하지 않고 차기 프로젝트를 진행하였고, 2년 뒤 소포모어 앨범 [Wrath of the Math]를 발매한다. 전작과 마찬가지로 프리미어와 호흡을 맞추고 'The Savior of Hip-hop(힙합의 구원자: 당시 뮤직산업에 의해 희석되어 가는 진정한 힙합을 구원한다는 의미)'이란 독특한 콘셉트를 취한 2번째 작품은 "Frustrated Nigga", "Me or the Papes", "Ya Playin' Yaself" 등 수많은 명곡을 수록하여 전작 못지않은 명작이란 평가를 얻어낸다.
하지만, 제루는 2집 이후부터 돌연 자신의 행보를 바꾸기 시작한다. 인디레이블을 설립하고 몇몇 지인들을 불러들여 프로덕션을 구축하는 등 독립적인 활동을 시작하였고, 4년 뒤인 2000년엔 독자적인 레이블인 노세비지(KnowSavage)를 통해 3번째 정규 앨범 [Heroz4hire]를 발매하였다. 그렇지만 싱글 "99.9 Percent" 정도만이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릴 뿐 앞서 발매한 두 장의 앨범과는 너무나 다른 느낌 때문인지, 아니면 그동안 공백이 너무나 컸기 때문인지 이전만큼 세간의 이목을 끄는 데에는 실패한다. 그렇지만 그는 계속해서 독자적인 노선을 고집하며 2003년 4번째 정규 앨범 [Divine Design]을 발매하였지만 대부분의 매체에서 혹평을 받는 등 이 역시 썩 좋은 반응을 얻어내진 못했다.
예상치 못한 곳에서 단어 사이를 끊어 읽는 제루 특유의 랩 스타일은 아직도 언더그라운드 리스너들 사이에서 회자되고 있지만, 결국 현 시점에서 볼 때 그는 독립 노선을 택한 이후 이전시절만큼 숱한 화제를 모으는 데엔 실패하여 많은 이들의 뇌리에서 서서히 잊히고 있는 존재라 하겠다. 하지만 2004년 쿨 모 디(Kool Moe Dee)가 쓴 'There's a God on the Mic: The True 50 Greatest MCs(마이크를 잡은 신들: 진정한 위대한 MC들)'라는 책에서도 그의 이름이 거론되었던 것을 보면 확실히 탁월한 랩 실력을 갖춘 선수라는 사실엔 모두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는가보다.
※ Gang Starr Foundation 멤버들과의 관계 :
집단이 와해되면서 제루가 크루를 아예 탈퇴했다는 루머도 있었지만 사실무근이라 한다. 제루는 인터뷰를 통해 여전히 프리미어와 교류하고 있다고 했으며, 그룹 홈(Group Home)의 멤버 릴 댑(Lil' Dap)과 공동 작업한 싱글 "Don't Get It Twisted" 등을 통해서 파운데이션 멤버들과 관계를 지속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또한 3집부터 인디 레이블 활동을 시작한 것도 순전히 그의 의도였고 누군가와의 불화설에 의한 결과는 아니라고 밝힌 바 있다.
※ 제루는 홍콩 액션 무비 스타일을 힙합 뮤직비디오에 처음으로 접목시킨 뮤지션이기도 하다(2집의 Ya Playin' Yaself M/V). 그는 태권도, 쿵후 등 동양 무술에 계속해서 관심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그의 앨범에서 간간이 등장하던 아푸-라(Afu-Ra) 역시 동양 무술에 심취해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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