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을 달리다] (2014)
단순한 추억팔이에 불과한 책은 아니고, 학창시절 작가에게 많은 영향을 주었던 '90년대의 뮤지션을 향한 일방적인 찬양도 아니다. 가볍게 읽어볼 만한 에피소드의 집합이긴 하나, 마냥 가볍기만 한 것도 아니다. 제목에 담긴 '청춘'이라는 단어의 의미에 대하여 여러 각도로 생각해보게 하는 힘을 지니고 있으니 말이다.
작가가 자신의 삶에 영향을 준 뮤지션과 앨범에 대해 생동감 있게 묘사하되, 개인사와 인생관을 첨가했다. 일단, 내가 미처 알지 못했던 유익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는 점이 좋았다. 예를 들어, 서태지의 솔로 2집의 경우, 나의 고등학교 2학년 시절을 즐겁게 해준 음반 정도로만 생각해 왔는데, 작가의 구수한 설명을 통해 앨범이 갖는 다양한 의미까지 알게 되었다.
작가 자신이 겪었던 혹독한 20대 시절의 이야기가 자주 등장하는 탓인지, 100%는 아니지만 공감 가는 견해가 많다. 배 작가는 고등학생 시절에 그토록 대학생이 되고 싶어했지만, 그와 대조적으로 지금의 10대와 20대는 더 이상 어른이 된다는 욕망에 휘둘리지 않는다는 말이 기억에 남는다. 급변한 시대의 자화상이라고나 할까. 그래서인지 책을 읽는 동안 이따금씩 씁쓸한 표정을 짓기도 했다.
아버지께서 보내주신 책이다. 서점에서 고심 끝에 선택하셨다는데, 고심이 헛되지 않음을 배순탁 작가가 증명했다. '90년대에 10대를 보낸 것을 인생의 축복이라 생각하고 지금까지도 '90년대의 콘텐츠를 답습하는 나의 입장에서, 이 책은 괜찮은 선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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