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5년 7월 4일 작성한 글.
[터미네이터 제니시스] - 3 / 5
수차례 재생산되고 있는 터미네이터 시리즈가 이번에는 리부트 버전으로 재등장했다. 각색을 거쳐 제임스 카메론의 1편 + 2편의 스토리를 마구마구 비비꼬아서 새로운 시나리오가 탄생했다.
2003년, 디렉터스 컷을 무시한 채 등장한 3편에 매우 실망했고, 다시금 만든 [터미네이터 샐베이션]도 역시 우려먹기에 불과했다는 생각이었는데, 이번에도 크게 다르지 않다. 이건 마치 제임스 카메론이 자신의 영화를 오픈 소스로 공개하고, '자, 원작의 세계관을 기반으로 여러분 마음대로 리메이크를 해보세요~'라고 하니 감독들이 옳다구나! 하면서 제작한 것 같은 느낌이다.
문제는 이제는 어떤 식으로 작품이 나오던 간에, [터미네이터 2: 심판의 날]을 처음 접한 순간 맞이한 신선한 충격을 다시 느끼기는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비약적으로 발전한 CG를 기반으로 더욱 화려한 영화를 만들 수는 있을지언정, '92년에 액체금속인간 T-1000의 CG를 처음으로 봤을 때의 쇼킹함을 다시 느낄 수가 없게 되었다. 그러다 보니 재생산되는 T 시리즈에 대해서는 '향수'가 아니라 '염증'만 느끼게 된다.
2편의 디렉터스 컷 버전에서 제임스 카메론이 원했던 대로 심판의 날이 찾아오지 않는다는 스토리가 가장 간결하다. 이번 작품처럼 뒤틀린 이야기를 보고 있으니 오히려 심기가 불편하다. T-800이 한 손으로 총을 재장전하고, 추격하는 T-1000을 향해 총을 난사하던 T2 시절이 나에게는 가장 이상적이고 가장 완벽하다. 이런 말을 하는 것을 보면 나도 아날로그 세대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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