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vie | Posted by epmd 2017. 2. 28. 18:38

[존 윅: 리로드] (2017)

 

[존 윅: 리로드] 4 / 5

 

1편에서 아쉬웠던 점을 대폭 메우면서 훨씬 나은 속편을 만들었다. 아날로그 액션을 좋아하는 입장에서 리얼리티와 롱테이크를 항상 강조했는데, 1편에 이어 그러한 점은 충분히 만족스럽다.

 

개봉 전부터 화제였던 키아누 리브스의 총기 다루기 훈련 영상만 보더라도, 얼마나 열심히 준비했는지 짐작이 간다. 킬러 역할에 어울리지 않게 빠르지 않은 총알 재장전 동작은 아쉽지만, 움직임마다 어떤 과정을 통해 상대를 제압하고, 또 상대가 어떻게 죽는지를 최대한 생생하게 연출해서 만족스럽다. 총격 액션 외에 맨손이나 도구를 이용한 액션도 1편보다 많아서 흡족한 표정을 짓게 된다. 예를 들자면, 연필처럼 의외의 도구로도 상대를 제압할 수 있고, 또 어떻게 죽일 수 있는지를 실감나게 묘사하는 장면이 있다. 물론, 이 과정에서도 롱테이크와 리얼리티의 극대화를 유지한다.

 

1편 개봉 당시, 나는 액션 연출은 좋았지만 그 이외의 지점에서 박진감이 극도로 떨어진다는 점을 맹렬하게 비난했는데, 이번에는 액션 연출 외에 다른 부분까지 만족을 준다. 하나는 이탈리아 촬영 과정에서 느낄 수 있는 영상미이고, 다른 하나는 주인공 외에 루비 로즈, 커먼(Common) 등 조연 배우들의 캐릭터까지 돋보이게 만드는 연출이다. 캐릭터를 잘 살렸다는 점은 애호가(마니아)들을 대거 양산할만한 대목이다.

 

단, 키아누 리브스가 미스캐스팅이라는 생각은 1편에 이어 변함이 없다. 총기를 겨눌 때의 어색한 표정과 어눌한 대사 처리는 이번에도 두둔하기 힘들다. 오죽하면 키아누 리브스의 연기력이 너무 형편없어서, 짧지만 굵은 비중의 배우 로렌스 피쉬번의 연기가 돋보일 정도이다. 키아누 리브스보다는 가이 피어스나 크리스찬 베일이 더 잘 어울릴 것 같다. 그래서 3편이 개봉하더라도 주연 배우의 캐스팅은 계속해서 아쉬움으로 남을 듯하다.

 

그래도 근래에 개봉한 영화 중에서 이만큼 현실성과 롱테이크를 잘 살린 액션 영화는 드물다. CG가 난무하는 근래의 영화판에서, 싸구려 느낌을 최소화하고 이 정도로 괜찮은 연출을 보여준 영화가 있다는 점 자체에 그저 만족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