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vie | Posted by epmd 2017. 5. 13. 19:14

영화 [악녀] 개봉을 앞두고

 

 

아날로그 액션을 워낙 좋아하기 때문에 6월에 정병길 감독의 [악녀]가 개봉하면 나는 당연히 극장을 찾을 것이다. 이 영화의 배경 설정은 간단하고 뻔하다. 살인병기로 성장한 킬러가 비밀을 알게 되면서 복수하는 시나리오이다. 나는 여기에서 아쉬움이 생긴다. 너무 뻔한 이야기라서 아쉬운 게 아니라, 김옥빈이 연기한 캐릭터가 그동안 수차례 봐왔던 인물과 너무 유사하기 때문에 아쉽다.

 

전세계적으로 이런 영화는 이미 수십 편 존재한다. 그리고 대부분의 영화는 [니키타]에서 영감을 얻었을 것이다. [니키타]를 리메이크한 [니나]는 당연하고, [콜롬비아나]와 [한나]도 유사한 설정을 따른다. 부가적인 재미가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만, [킬 빌]에서 우마 셔먼이 연기한 캐릭터도 전직 킬러가 복수한다는 설정은 다름이 없다.

 

태국의 여성 액션 배우 지자 야닌이 참여한 영화 중 볼거리가 가장 풍성했던 [초콜렛]도 아쉬운 건 마찬가지다. 정신적으로 미성숙하지만 천부적인 반사신경을 지닌 특이한 캐릭터인데, 이 또한 현실에서 흔하게 찾을 수 없는 캐릭터라서 아쉽다. 개인적으로 여성 킬러나 비밀요원처럼 일상에서 찾기 힘든 캐릭터보다는, 우리 주위에서 조금이라도 더 쉽게 찾을 수 있는 여성 캐릭터를 선호한다. 이러한 개인적 바람에 가장 근접한 캐릭터는 어릴 때 [예스마담] 시리즈를 통해 봤던 열혈 형사들이다. 또한, [더 킥]에서 볼 수 있었던 격투기 달인 여성 캐릭터도 매우 좋은 사례였다.

 

아직 보진 않았지만, [악녀]도 킬러의 이야기를 다루는 '흔하디 흔한' 영화로 기억하게 될 것이다. 결국, 감독이 얼마나 좋은 연출을 했고 배우들이 얼마나 열연했는지가 관건이다. 흔한 설정이 아쉽지만 기왕 이렇게 된 거 다른 면에서 만족을 얻고 싶다. 제발 부탁인데, [악녀]에서는 국산 액션 영화의 고질적인 병폐 두 가지 [롱테이크 최소화 + 의도적인 카메라 뒤흔들기로 모션 대충 찍기 신공] 가 없기를 바란다. 원신연 감독의 [용의자]가 딱 그런 영화였는데, 아직까지도 실망감이 크다. [내가 살인범이다]에서 함께한 권귀덕 무술감독과 다시 의기투합한 만큼, 정병길 감독의 이번 작품도 괜찮을 거라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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