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usic | Posted by epmd 2016. 3. 6. 09:31

향음악사 매장 영업 종료


2002년부터 방문했던 신촌 향음악사 오프라인 음반 매장이 2016년 3월 12일 부로 문을 닫는다. 온라인 운영은 계속되지만, 오프라인 매장 방문을 선호하는 입장에서, 그리고 많은 추억을 간직하고 있는 입장에서 아쉬움이 크다.

국내 인디 레이블 음반부터 국내외 메이저 음반, 심지어 언더그라운드 힙합 음반까지 취급한다는 것이 향음악사의 큰 장점이었고, 나는 대학생 때부터 그 장점을 최대한 활용하기 시작했다. 덕분에 단기간에 절판되는 다수의 음반도 시기를 놓치지 않는다면 향레코드를 통해 구할 수 있었다. 그런 장점이 있는 매장이고, 신촌에 가는 주된 이유 중 하나였기에 향레코드 매장의 영업 종료는 나에게 아쉬움이 크다. 남다른 의미를 지닌 공간이었고, 소중한 공간이었다. 오프라인 음반 매장이 문을 닫는 모습을 보는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지만, 15년 동안 꾸준하게 방문했던 매장의 폐업을 지켜본다는 것은 유난히 씁쓸하고 착잡한 일이다.

음반을 구매하는 이가 기하급수적으로 줄어들었지만, 나는 아직도 음반을 직접 구매하는 것이 좋다. 그것이 우월감을 느끼게 해준다는 것이 아니다. 음반을 구매한다는 행위 자체가 좋고 음반을 플레이어에 놓고 들을 때의 기분이 좋을 뿐이다. 나와 비슷한 감성을 가진 대한민국의 많은 음악 애호가에게 신촌 향음악사 매장은 분명 남다른 의미의 공간이었을 것이다.

Music/단평 | Posted by epmd 2015. 1. 12. 21:08

Brian McKnight [Brian McKnight] (1992)

브라이언 맥나잇의 데뷔작. 사적인 추억을 간직하고 있어서 지금까지 가장 아끼고 있는 알앤비 앨범이다.

2008년 대학교 4학년 취업 준비 기간 동안 이 앨범만 달고 살았다. 신보 앨범을 들을 만한 마음의 여유가 없었다. 꾸준히 해왔던 웹 매거진 필진 활동을 중단했고, 통학 버스에서도, 심지어 기업에 면접을 보러 가는 도중에도 이 앨범만 들었다. 마음이 뒤숭숭한 대학교 4학년 시절, 브라이언 맥나잇의 데뷔 앨범이 나에겐 최고의 안식처였다.

그만큼 완성도가 높은 앨범이다. 어떤 트랙을 임의로 재생해도 다 좋았다. 업템포의 "Yours", 가창력 한계에 도전하는 "Oh Lord", 졸릴 때 마음 편하게 잠들게 해주던 "I Couldn't Say" 등 모든 곡이 좋았다. 가장 유명한 "One Last Cry"를 비롯하여, 싱글 컷 된 네 곡도 다 좋았다. 개인적인 경험을 배제하더라도, 브라이언 맥나잇의 커리어를 통틀어 가장 훌륭한 스튜디오 앨범이라는 의견에는 늘 변함이 없다. 이런 앨범은 10여 장을 구입해서 지인에게 아낌없이 선물해야 한다는 말을 밥 먹듯 하고 다녔다.

내가 하나의 콘텐츠에 이만한 애정을 갖고 있다는 사실 자체가 그저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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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usic/단평 | Posted by epmd 2014. 12. 11. 22:36

7L & Esoteric [Speaking Real Words EP] (1999)

지금까지 들어본 국내외 힙합 EP 중 단연 최고의 완성도를 갖추었다. '정박 랩의 교과서', '에소테릭(Esoteric)의 펀치라인 공장장 시절 앨범' 등 과하다 싶을 정도의 칭찬을 담은 수식어를 남발하더라도 수긍이 가는 앨범이다.

바이닐 리애니메이터스 + 세븐엘(7L)의 비트, 그리고 에소테릭의 랩 모두 완벽하다. 이만큼 타이트한 일곱 트랙을 수록한 힙합 EP는 이전에도 이후에도 없었다. "Learn From The Druid"에서 캐치할 수 있는 라임은 경이로울 정도여서, 들을 때마다 에소테릭에게 존경을 표하게 된다. 2000년대 중반부터 에소테릭에게서 자주 느낀 실망감과는 대조적이며, 아홉 곡이 수록된 재발매 버전이건 절판된 오리지널 버전이건 발견하면 무조건 구입하여 집안 가보로 삼아야 하는 위대한 산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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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usic | Posted by epmd 2012. 4. 11. 22:29

Tech N9ne - Klusterfuk

01. Klusterfuk
02. Blur (feat. Wrekonize)
03. Can't Stand Me (feat. Krizz Kaliko)
04. Ugly Duckling (feat. Aqualeo)
05. Awkward
06. D.K.N.Y. (feat. Krizz Kaliko)


Tech N9ne - Klusterfuk

나와 띠동갑인 71년 생 랩퍼 테크 나인(Tech N9ne)의 2012년 상반기 EP. 그의 앨범을 본격적으로 들어본 건 작년이었는데, 그저 빠른 랩에 능한 숨은 실력자라고만 간주했던 것은 짧은 판단이었다.

이번 EP는 미칠듯한 중독성을 자랑한다. "Klusterfuk"과 "Blur"로 이어지는 초반부가 압권. 출근할 때마다 들으면서 전의를 다지는 수준에 도달했다. 고작 여섯 곡으로 구성된 앨범이 중독성은 미치도록 강해서 3주 가까이 빠져 나가기 힘든 상황이다.

가사를 찾으면서 들으면 재미 두 배. [ http://ohhla.com/YFA_techn9ne.html ]

내일도 Klusterfuk 들으면서 출근해야겠다.
Music | Posted by epmd 2012. 3. 25. 20:46

George Benson / Babyface - Reason For Breathing



George Benson - Reason For Breathing


Babyface - Reason For Breathing

둘 다 좋지만, 굳이 하나만 꼽자면 베이비페이스의 음색이 더 좋다. 베스트 앨범은 잘 구입하지 않는 편이지만, 이 곡 때문에 [A Collection of His Greatest Hits]의 구매를 고려했을 정도였다.

오래 전에 나와 동명이인인 Babyface 팬을 모 사이트 채팅창에서 뵈었던 적이 있었는데 갑자기 그 분도 생각난다. 내 이름은 흔하지만 성까지 합치면 그렇지 않은데, 성까지 똑같아서 깜짝 놀랐던 기억.
나보다 한 두 살쯤 많은 형이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베이비페이스의 앨범을 들으면 가끔 그 때가 생각난다. ㅎㅎ
Music | Posted by epmd 2012. 3. 11. 10:35

Teddy Riley - The King of Swing (Mixed By DJ Superix)


친한 형을 통해 알게된 믹스 앨범. 테디 라일리(Teddy Riley)의 역량을 단번에 파악할 수 있게 해주는 좋은 앨범이다.

출근길에 이 앨범을 들었는데, 정말 한결 가벼운 마음으로 출근할 수 있었다. 시간 가는 줄 모르고 계속 듣게 된다. 불세출의 히트곡도 많은 반면, 들어보지 못했던 곡도 꽤 있는데, 하나같이 귀에 착착 감긴다. 당분간 거의 매일 듣게 될듯.
Music | Posted by epmd 2012. 2. 19. 22:59

Phat Kat (feat. Elzhi) - Cold Steel




2월 초 갑작스럽게 생각나서 죽어라 들었던 곡. 하루에 10회 이상 반복 청취할 만큼 예나 지금이나 중독성은 변함이 없다.

랩 스타일도 내가 선호하는 스타일과 워낙 잘 맞아 떨어지지만, 이렇게 완벽한 비트는 정말 찾아보기 힘들다. 추가적으로 중간에 치고 들어가는 Elzhi의 랩도 완벽.

이런 식의 비트에 맛을 들이면 좀처럼 빠져나가기 힘들다. 제이 딜라에게 존경을 표하지 않을 수가 없다.
Music | Posted by epmd 2012. 2. 2. 00:22

7L & Esoteric (feat. Kool Keith) - Daisycutta



7L & Eso 4집에서 가장 좋아했던 곡인데, 앨범의 전반적인 분위기와는 다르다. [A New Dope]이라는 제목처럼 기존의 7L & Eso와는 사뭇 다른 앨범이었는데, 그나마 이렇게 빠른 BPM으로 박진감 있게 loop 돌리는 곡이 가장 나았던 것 같다. Kool Keith의 피쳐링도 제격이었고.

[A New Dope] 앨범은 혹평에 쩌들고 말았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아직도 EP ~ 2집 시절을 그리워한다. 물론, 나도 예외는 아니다.
Music | Posted by epmd 2012. 1. 29. 13:30

Gang Starr (feat. Inspectah Deck) - Above the Clouds




[Moment of Truth]에서 가장 아끼는 곡.

Inspectah Deck의 verse를 미치도록 좋아해서 아예 가사를 인쇄해서 외워보려다가 절반쯤 외우고 포기했던 추억이 있는 곡이다. Timeless Class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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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usic | Posted by epmd 2012. 1. 24. 23:55

Freddie Gibbs & Madlib - Thuggin




2012년 1월 들어 가장 많이 들었다. 랩 정말 잘 한다. 명료한 딜리버리 + 갱스터 랩에 최적화된 보이스.

프레디 깁스 형 매드립과 짝짜쿵 해서 대박나길. 인터스코프에 한 방 먹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