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usic | Posted by epmd 2012. 2. 19. 22:59

Phat Kat (feat. Elzhi) - Cold Steel




2월 초 갑작스럽게 생각나서 죽어라 들었던 곡. 하루에 10회 이상 반복 청취할 만큼 예나 지금이나 중독성은 변함이 없다.

랩 스타일도 내가 선호하는 스타일과 워낙 잘 맞아 떨어지지만, 이렇게 완벽한 비트는 정말 찾아보기 힘들다. 추가적으로 중간에 치고 들어가는 Elzhi의 랩도 완벽.

이런 식의 비트에 맛을 들이면 좀처럼 빠져나가기 힘들다. 제이 딜라에게 존경을 표하지 않을 수가 없다.
※ 2012년 웹진 리드머(http://www.rhythmer.net)에 기재한 글.


해마다 2월이 되면 우리는 마치 약속이라도 한 듯이 제이 딜라(J Dilla a.k.a. Jay Dee)의 발자취를 다시금 따라가보며 추억에 젖곤 한다. 2006년 2월 10일 요절한 힙합 프로듀서 제이 딜라의 음악은 힙합 씬에 긍정적 영향을 주었을 뿐만 아니라, 돌이켜 보면 우리의 삶에도 알게 모르게 스며들어 청량한 에너지를 불어넣어 주었다. '90년대 중반부터 꾸준하게 이어진 제이 딜라의 흔적이 우리에게 준 감동을 일일이 표현하기는 어렵지만, 위대한 프로듀서의 기일을 맞이하여, 세 명의 리드머 필진과 한 명의 특별 기고자가 제이 딜라가 참여했던 작품 중 각자 의미, 혹은 추억이 깃든 앨범을 간략하게 소개하는 시간을 마련해 보았다.


강일권 – A Tribe Called Quest [Beats, Rhymes, and Life]
*제이 딜라가 프로듀스한 트랙: "1nce Again", "Get a Hold", "Keeping It Moving", "Stressed Out", "Word Play"

트라이브 콜드 퀘스트(이하 'ATCQ')의 이 네 번째 앨범은 그룹에게도 소중한 작품이지만, 제이 딜라에게도 잊지 못할 작품이었을 것이다. 재야의 고수였던 딜라(당시는 'Jay Dee')가 수면으로 부상하는 계기를 마련해준 앨범이었기 때문이다. 당시 키보디스트로 활약하던 앰프 피들러(Amp Fiddler)는 자신의 친구인 딜라를 큐-팁에게 소개했는데, 딜라의 소울풀한 비트에 큰 감흥을 느낀 큐-팁은 함께 프로덕션 팀을 구축하자고 제안하기에 이른다. 결국, 딜라는 큐-팁, 알리 샤히드 무하메드(Ali Shaheed Muhammad)와 더 움마(The Ummah/아랍어로 '공동체'를 일컫는다.)라는 프로덕션 팀을 이루어서 이미 스타의 반열에 올라있던 ATCQ의 새 앨범을 걸작으로 만드는데 혁혁한 공을 세웠다. 그러므로 본 작은 더 움마의 결실이 담긴 첫 결과물이자, '제이 디'라는 이름을 메이저에 알린 첫 번째 작품인 셈이다. 딜라는 특유의 뭉툭하고 감각적인 샘플링과 마성의 스네어를 앞세워 앨범의 두 히트 싱글 "1nce Again"과 "Stressed Out"을 비롯한 다수의 곡을 통해 움마의 중심에서 활약하며 존재감을 뽐냈다. 무엇보다 이 앨범은 내가 막 CD 수집에 맛을 들여가던 시기에 만난 작품이어서 감흥이 더하다. 고백하건대 본 작을 구입했던 당시에는 딜라의 이름을 각인하지 못했다. 몇 년이 흐른 후, 딜라와 움마의 관계를 뒤늦게 알고 나서야 무릎을 탁~ 쳤던 것 같다. '그렇게 무심결에 지나치던 순간부터 이미 내 귓속 깊이 들어와 있었구나…. 하… 정말 귀신 같은 사람….'


양지훈 – Pharcyde [Labcabincalifornia]
*제이 딜라가 프로듀스한 트랙: "Runnin'", "Bullshit", "Splatittorium", "Somethin' That Means Somethin'", "Drop", "Y?"

캘리포니아 주에서 활동했던 랩 그룹 파사이드(Pharcyde)의 2집 [Labcabincalifornia]는 개인적으로 무척 아끼는 음반이다. 처음에는 제이 딜라가 프로덕션에 포함되어 있는지도 모른 채로 들었다. "Runnin'", "Drop", "Y?" 등을 즐겨 들었으며, 그 중에서도 "Drop"은 최고라고 생각했는데, 음반을 구매하고 나서 앨범 크레딧을 확인했더니 놀랍게도 모두 'Produced by Jay Dee' 트랙이었다. 그의 비트는 파사이드 멤버들의 익살스러운 랩을 만나면서 엄청난 시너지 효과를 불러 일으켰다. 앨범의 전반적인 분위기를 이끄는 제이 딜라의 드럼에 빠져서 한동안 헤어나올 줄 모르고 지냈는데, 공익근무요원 신분이던 시절, 출근 길에 버스에서 이 앨범의 한 곡이라도 더 듣고자 내려야 할 버스 정류장을 일부러 지나쳐 버리는 경우까지 있었다(물론, 지각은 하지 않았다). 그렇게 음반을 좋아하게 된 결정적인 계기를 제공한 인물은 결국 프로듀서 제이 딜라가 아니었나 싶다.


양지훈 – Amp Fiddler [Waltz of a Ghetto Fly]
*제이 딜라가 프로듀스한 트랙: "Intro", "You Play Me", "Waltz of a Ghetto Fly"

앰프 피들러는 제이 딜라와 고등학교 동문이다. 뒤늦게나마 서로 동문임을 알게 된 후, 가까워진 그들이 음악적 교감을 통해 작업을 함께하게 된 것은 어쩌면 당연한 수순이었을지도 모른다. 앰프 피들러는 키보디스트, 혹은 작곡가로 잘 알려져 있었지만, 첫 앨범 [Waltz of a Ghetto Fly]를 통해 보컬리스트로서 역량도 얼마든지 보여줄 수 있음을 증명했다. 사실, 이 앨범에서 제이 딜라는 막대한 비중을 차지하는 프로듀서는 아니다. 그럼에도 앰프 피들러라는 존재를 처음으로 알게 해준 앨범이라는 점, 그리고 제이 딜라가 드럼 프로그래밍을 담당한 "You Play Me"가 가져다 준 강렬한 임팩트가 있었기에 나에게는 각별한 의미가 담겨 있는 앨범이다. "Superficial"과 함께 앨범에서 가장 많이 들었던 곡이 "You Play Me"였는데, 아무래도 제이 딜라의 드럼 루프가 주는 마력이 효과를 발휘했던 것 같다.


이병주 - Jaylib [Champion Sound]
*제이 딜라가 프로듀스한 트랙: "L.A. to Detroit", "Nowadayz, "The Red", "Raw Shit", "The Heist", "React", "Strip Club", "The Exclusive", "Starz"

제이 디(Jay Dee)와 매드립(Madlib), 각각 그 이름만으로도 큰 기대를 갖게 하는 프로듀서들이다. 그러한 둘이 힘을 합쳐 만들었던 프로젝트 제이립(Jaylib)은 그야말로 대단한 콜라보였다. 앨범은 한 명의 비트에 다른 한 명이 랩을 얹는 식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두 프로듀서 모두 서로에게 질세라 엄청난 비트로 앨범을 꽉꽉 채워놓았다. 서로 거의 만나지도 않고 진행된 작업이지만, 둘 사이의 상당한 음악적 교류를 확인할 수 있다는 게 앨범 감상의 또 다른 재미다. 특히, 이 앨범은 제이 디에게 있어 하나의 음악적 전환점으로 얘기할 수 있기에 그 의미가 더욱 각별하다. 앨범에서 그는 이전보다 더 실험적이고 오묘한 샘플의 구성과 활용 방식을 선보이고 있고, 그 어느 때보다 거칠고 둔탁한 질감을 과감하게 내세웠다. 사실 앨범을 처음 접했을 때 나는 이 앨범을 대단하게 받아들이지 않았다. 대충 마구 던져놓은 듯한 샘플들과 엉성한 둘의 랩에 실망했었다. 그러나 이후 둘의 커리어가 더욱 쌓이고 빛을 발함에 따라 다시 마음먹고 찾아 들었다가 결국, 앨범의 독특한 매력에 깊이 빠져들게 됐다. 특히, "Raw Shit"과 "The Red"가 가장 좋아했던 트랙이다. 아무래도 폭넓은 지지를 받을만한 성격의 작업물은 아니고, 외국에서의 표현대로 '컬트 클래식'이라는 칭호가 아주 딱 들어맞는 앨범이 아닌가 싶다. 아, 물론, 시간이 지났어도 그들의 랩에 대한 생각은 바뀌지 않았지만…


이병주 - Common [Like Water for Chocolate]
*제이 딜라가 프로듀스한 트랙: "Time Travelin'", "Heat", "Dooinit", "The Light", "Funky For You", "The Questions", "Time Travelin' Reprise", "A Film Called (Pimp)", "Nag Champa", "Thelonius", "Payback is a Grandmother"

제이 딜라와 인간적, 음악적 교감을 깊이 나눴던 뮤지션 중에 커먼(Common)을 빼놓을 수 없다. 제이 딜라가 소속되었던 소울쿼리언스(Soulquarians)가 작업한 커먼의 두 앨범 중에서도 [Like Water for Chocolate]을 다루게 된 것은 이 앨범이 평단과 대중의 큰 지지를 받았음은 물론, 앨범 내에서 제이 딜라가 더욱 큰 비중을 차지하기 때문이다. 아프리카 음악에서 재즈와 소울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소스와 두툼한 리듬부가 함께 빚어내는 앨범의 풍부한 사운드는 의식 있는 가사를 고집스럽게 늘어놓던 언더그라운드 랩퍼 커먼을 메인스트림 위로 끄집어 올렸는데, 특히, 제이 딜라가 프로듀싱한 첫 싱글 "The Light"는 당시 커먼에게 가장 큰 상업적 성공을 안겨줬다. 수록곡 중 역시 홀로 프로덕션을 맡았던 "Nag Champa"에서는 후렴 노래에 참여한 제이 디의 보컬을 들을 수 있다는 점도 의미가 있겠다. 앨범이 발매되었던 2000년 당시에는 소울쿼리언스에 대해서도 잘 몰랐고 단순히 커먼이란 랩퍼에 대한 호감만을 가지고 구매했었지만, 앨범을 무수히 돌려 듣고 난 뒤에는 제이 딜라의 열렬한 팬이 되고 말았다. 10년이 넘는 시간 동안 누군가 내게 정말 멋진 힙합 앨범을 추천해달라고 요청할 때 주저 없이 가장 먼저 얘기하게 되는 앨범이다. 아마 수십 년이 더 지난 뒤에도 나는 제이 딜라와 이 앨범에 관한 이야기를 누구에게라도 늘어놓고 있지 않을까.


이용균(contributor) – Guilty Simpson [Ode to the Ghetto]
*제이 딜라가 프로듀스한 트랙: "I Must Love You"

천 여장의 음반들을 구입해 왔지만, 솔직히 특별히 기억에 남는 앨범은 없다(그 음반들은 저마다의 우여곡절 끝에 나의 CD 수납장까지 안착했겠지만 말이다). 그리하여 특별한 기억을 찾는 것보다는 특별함을 부여하는 쪽으로 제이 딜라에게 접근하고자 한다. [Stray Bullets]와 [Ode to the Ghetto]. 전자는 디트로이트 슈퍼 MC 길티 심슨(Guilty Simpson)의 믹스테잎이고, 후자는 그의 첫 솔로 정규 앨범이다. 두 앨범에 공통된 비트가 있는데, 그 비트의 주인공이 제이 딜라이다([Stray Bullets]의 "La La"는 [Odd to the Ghetto]의 "I Must Love You"의 훅과 첫 번째 벌스 부분이 된다). 말로 형언할 수 없는 끌어당김이 있는 이 비트와 랩은 지금껏 외국 카피랩을 딱 한 곡만 해봤던 나에게 두 번째로 하고 싶게 만든 곡이 되었다. 정규작에 제이 딜라의 비트가 한 곡밖에 없지만, 이 곡은 이 앨범에서 길티 심슨의 목소리만큼이나 묵직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멋진 음악으로 우리의 귀와 가슴을 달래준 당신,
고마워요. J Dilla a.k.a Jay Dee.
1974.2.7 ~ 2006.2.10
Music | Posted by epmd 2012. 2. 2. 00:22

7L & Esoteric (feat. Kool Keith) - Daisycutta



7L & Eso 4집에서 가장 좋아했던 곡인데, 앨범의 전반적인 분위기와는 다르다. [A New Dope]이라는 제목처럼 기존의 7L & Eso와는 사뭇 다른 앨범이었는데, 그나마 이렇게 빠른 BPM으로 박진감 있게 loop 돌리는 곡이 가장 나았던 것 같다. Kool Keith의 피쳐링도 제격이었고.

[A New Dope] 앨범은 혹평에 쩌들고 말았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아직도 EP ~ 2집 시절을 그리워한다. 물론, 나도 예외는 아니다.
Music | Posted by epmd 2012. 1. 29. 13:30

Gang Starr (feat. Inspectah Deck) - Above the Clouds




[Moment of Truth]에서 가장 아끼는 곡.

Inspectah Deck의 verse를 미치도록 좋아해서 아예 가사를 인쇄해서 외워보려다가 절반쯤 외우고 포기했던 추억이 있는 곡이다. Timeless Class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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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2년 웹진 리드머(http://www.rhythmer.net)에 기재한 글.

언제부터인가 애틀랜타의 터줏대감 영 지지(Young Jeezy)의 믹스테잎과 정규 앨범에서 프레디 깁스(Freddie Gibbs)라는 이름이 자주 등장하기 시작했다. 미국힙합 씬에 관심이 많은 이들 중에는 '도대체 이 선수는 누구일까?' 하면서 궁금증을 키운 이가 적지 않았으리라 생각한다. 얼마 전엔 스태틱 셀렉타(Statik Selektah)와 합작 앨범이 나왔고, 뒤이어 매드립(Madlib)과 EP까지 공개됐다. 겉보기엔 영 지지의 전폭적인 지지를 업고 갑자기 등장한 혜성처럼 보이지만, 프레디 깁스는 흔히 말하는 '낙하산'과는 거리가 멀다. 그는 어느덧 십 여 년의 활동 시기를 거친, 인터스코프(Interscope)에서 방출이라는 인고의 세월을 거쳤던 '중고 신인'이다.

간단하게 말하자면, 프레디 깁스는 갱스터 랩퍼이다. 인디애나 주의 개리(Gary)에서 겪어왔던 거리의 삶이 그가 쓰는 가사의 주된 내용이다. 적당히 허스키한 목소리도 갱스터 랩을 하기에 제격이다. 인터뷰를 통해 투팍(2Pac), 게토 보이스(Geto Boys), 노토리어스 비아이쥐(The Notorious B.I.G.), UGK 등으로부터 영향받았다고 여러 차례 언급한 바 있다. 전반적인 분위기나 컨셉트가 식상하게 느껴질 수 있겠지만, 실력은 절대 그렇지 않다. 거친 표현을 서슴없이 내뱉는 갱스터 랩은 도처에 널려 있지만, 그는 스피디하면서도 박자에 충실한 랩을 유창하게 해내며 남들과 차별화 되는 스타일을 확고하게 다져왔다. 현재까지 공개된 앨범 중에서 그의 스타일을 가장 잘 나타내는 앨범은 [Str8 Killa EP]라고 보면 된다. 뛰어난 딜리버리와 카리스마 넘치는 목소리로 가득한 꽉 찬 느낌의 EP이다. 또한, 독립 레이블에서 상당수의 믹스테잎과 EP를 발매했는데, 그야말로 왕성한 창작욕의 최강자라 할만한 수준이다. '07년부터 '11년까지 공개한 일곱 장의 믹스테잎과 석 장의 EP가 모든 것을 말해주며, 개중에는 무려 81곡이 수록된 믹스테잎 [The Labels Tryin To Kill Me!](마스터 피(Master P)의 앨범 타이틀에서 착안)도 존재한다-참고로 매드립(Madlib)과 만든 [Thuggin']은 EP를 표방하며 만든 앨범이긴 하나, 내용물을 감안한다면, 맥시 싱글(maxi single)에 가깝다.


프레디 깁스의 이력에서 빠질 수 없는 이야기가 바로 레이블과 계약 건이다. '06년, 로컬 힙합 씬에서 실력을 인정받으며, 차곡차곡 인지도를 쌓아가고 있던 프레디 깁스는 마침내, 소녀시대가 계약한 레이블로 한국에도 잘 알려진 인터스코프 레코드(Interscope Records)와 계약하며 메이저 데뷔를 눈앞에 두고 있었다. 그러나 이듬해, 데뷔 앨범을 착실하게 준비하던 그는 일방적인 방출 통보를 받았고, 로스앤젤레스와 개리를 오가며 품었던 열정은 물거품이 되었다. 그렇지만, 프레디 깁스는 그리 쉽게 무너질 인물이 아니었다. 방출 통보를 받은 시기부터 그의 작업물이 엄청나게 터져 나오기 시작하는데, '09년 공개된 믹스테잎 [The Miseducation of Freddie Gibbs]와 [midwestgangstaboxframecadillacmuzik]은 프레디의 불같은 의지를 대변하는 결과물이라 할 수 있다. 개리와 로스앤젤레스, 그리고 애틀랜타를 거쳐 그는 마침내 영 지지가 CEO로 군림하는 'CTE World(Corporate Thugz Entertainment)'와 계약했다. 영 지지와 신뢰를 바탕으로 CTE에서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한 그는 '09년부터 '11년까지 CTE에서 작업한 결과물을 토대로 만든 믹스테잎 [Cold Day in Hell]을 공개하기도 했다.

나이(1982년 생, 한국 나이로 올해 31)를 감안하면 지금쯤 정규 앨범 서너 장은 냈을 법한데, 앞서 언급한 많은 사연으로 인해 프레디에게는 아직까지 'full-length LP'가 없다. 하지만 올해 그가 추진 중인 작업은 무수히 많다. 매드립과는 아예 매드빌리언(Madvillain)이나 제이립(Jaylib)을 연상케 하는 매드깁스(MadGibbs)라는 그룹을 결성하여 앨범을 제작 중이고, 요즘 잘 나가는 프로듀서 스키 비츠(Ski Beatz)와 작업도 예정되어 있으며, 명 프로듀서 알케미스트(Alchemist)와 앨범도 기다리고 있다. CTE 레이블의 컴필레이션 앨범에도 등장할 것이 분명해 보이므로, 2012년 한해 미국힙합 앨범에서 가장 찾기 쉬운 이름이 프레디 깁스가 될지도 모르겠다. 인터스코프에 한풀이라도 하듯 왕성한 활동을 벌이고 있는 한편으로 자칫 다작이 완성도에 문제를 가져오지는 않을까 하는 우려도 있지만, 뛰어난 실력을 갖춘 선수이니 기대가 월등히 앞선다. 그는 2012년, 힙합 리스너들의 귀를 풍족하게 해줄 갱스터 랩의 파수꾼이자 가장 주목해야 할 '중고 신인'이다.


Discography

EP

[Str8 Killa EP] (2010)
[Lord Giveth, Lord Taketh Away EP] (with Statik Selektah) (2011)
[Thuggin' EP] (with Madlib) (2011)

Mixtape

Full Metal Jackit: The Mixtape (Vol. 1) (2004)
Full Metal Jackit: The Mixtape (Vol. 2) (2004)
Live from Gary, Indiana (2007)
Live from Gary, Indiana (Part 2) (2008)
The Miseducation of Freddie Gibbs (2009)
midwestgangstaboxframecadillacmuzik (2009)
The Labels Tryin To Kill Me! (2009)
Str8 Killa No Filla (2010)
Cold Day In Hell (2011)

※홈페이지: http://www.freddiegibbs.com/
Music | Posted by epmd 2012. 1. 24. 23:55

Freddie Gibbs & Madlib - Thuggin




2012년 1월 들어 가장 많이 들었다. 랩 정말 잘 한다. 명료한 딜리버리 + 갱스터 랩에 최적화된 보이스.

프레디 깁스 형 매드립과 짝짜쿵 해서 대박나길. 인터스코프에 한 방 먹여라.
Music | Posted by epmd 2012. 1. 8. 12:09

T.I. (feat. Parrell) - Amazing



넵튠스가 가진 최고 수준의 비트는 아니지만, 아무 생각 없이 흥얼거리기에 적당한 코러스 때문에 좋아했던 노래.

일하는 도중에 차 몰면서 많이 들었던 곡이기도 하다. 고객사에서 일이 잘 풀리면 사무실로 복귀하면서 흥얼거렸던 것으로 기억. ㅎㅎ
Article/Review | Posted by epmd 2012. 1. 3. 11:29

M.E.D. [Classic] (2011)


※ 2012년 웹진 리드머(http://www.rhythmer.net)에 기재한 글.

01.  Int'l
02.  Where I'm From (feat. Aloe Blacc)
03.  Too Late
04.  War & Love (feat. Oh No)
05.  Classic (feat. Talib Kweli)
06.  Get That (feat. POK)
07.  JWF
08.  Roll Out (feat. Planet Asia & Kurupt)
09.  Blaxican
10.  Outta Control (feat. Hodgy Beats)
11.  Flying High
12.  Medical Card
13.  1 Life 2 Live
14.  Mystical Magical

Record Label: Stones Throw
Released Date: 2011-11-01
Reviewer Rating: ★★★☆

스톤 스로우(Stones Throw) 레이블 소속 랩퍼 M.E.D.(엠이디 a.k.a Medaphoar)의 이름을 찾는 일은 그의 이름을 단 앨범보다는 레이블 소속 타 뮤지션의 앨범에서 찾는 편이 훨씬 수월하다. 그만큼 그는 스톤 스로우 식구들의 앨범에 많이 참여한 베테랑 MC이며, 믹스테잎을 제외하면 지금 소개할 [Classic] 이전까지 레이블에서 겨우 한 장의 정규 앨범만을 발매했던 랩퍼이다. 그의 첫 앨범이 공개됐던 2005년을 잠시 돌이켜 보자. 안타깝게도, M.E.D.의 첫 앨범 [Push Comes to Shove]는 단점이 확연하게 드러나는 작품이었다. 레이블의 간판 프로듀서 매드립(Madlib)을 필두로 고(故) 제이 딜라(J Dilla)와 저스트 블레이즈(Just Blaze), 오 노(Oh No) 등 이른바 '실력 보증' 프로듀서들이 참여했지만, 정작 전체적인 느낌은 밋밋하다는 평이 지배적이었다. 그래서인지, M.E.D.와 스톤 스로우를 좋아하는 많은 팬은 두 번째 앨범에서는 전작과 같은 전철을 밟지 않기를 간절하게 바라왔다.

은유적 표현에 능한 인물인 M.E.D.는 의심의 여지가 없는 실력파 랩퍼이기에, 그가 내놓는 6년 만의 신작 [Classic]은 1집의 아쉬움을 달랠 수 있을 것 같았다. 일단, 빈틈없는 사운드는 기대를 충족시켜 준다. 매드립은 [The Medicine Show] 시리즈를 줄기차게 발매하는 와중에도 M.E.D.에게 다수의 멋진 비트를 제공했으며, 매드립의 동생 오 노의 지원("Where I'm From")도 확실하다. 카림 리긴스(Karriem Riggins)와 탈립 콸리(Talib Kweli)가 참여한 "Classic"은 M.E.D.가 보여주고 싶은 음악이 무엇인지를 대변하는 곡으로 불리기에 손색이 없다. 앨범 커버뿐만 아니라, 사운드의 색채, 그리고 가사까지 모두 '클래식'이라는 단어에 접근하는데, 자칫 식상할 수도 있는 컨셉트를 어설프지 않게 살려냈다. 매드립이 만든 열 개의 트랙 중에서도 주목해야 할 비트가 다수 존재하는데, "Get That", "JWF", "Roll Out"으로 이어지는 타이트한 중반부가 특히 압권이다.

그러나 이렇게 훌륭한 밥상이 차려져 있음에도, 앨범을 듣는 내내 무언가 모자란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사실, 앨범 발매 이전에 공개된 크레디트를 보는 순간부터 '이 앨범도 또 하나의 매드립 컬렉션으로 분류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머리를 스쳤다. 매드립이 열 개의 비트를 제공하고 오 노, 알케미스트(Alchemist), 카림 리긴스가 참여하는 모양새는 1집과 매우 흡사한 포맷이었기 때문이다. 아니나 다를까, 그러한 우려가 어느 정도는 현실화되고 만다. 어딘지 모르게 허전하다는 느낌은 앨범의 주인공인 M.E.D.가 정작 자신의 앨범을 장악하지 못한다는 맹점으로부터 싹트는데, 이는 결국, [Push Comes to Shove]에서 노출됐던 단점과 별반 다름이 없다. 나는 그 원인을 청자의 귀를 확 잡아내지 못하는 M.E.D.의 목소리에서 찾았다. 숙련된 랩 스킬과는 별개로, 그의 모노톤의 목소리는 앨범을 이끌어 가기에 다소 부족하다. 매드립이 깔아놓은 물 샐 틈 없는 비트가 앨범의 수준을 끌어올리긴 하나, 간혹 주인공 M.E.D.의 랩을 집어 삼키는 역효과를 유발하기도 한다는 점을 부인하기는 어렵다. 줄곧 M.E.D.의 랩을 듣다가 탈립 콸리나 플래닛 에이시아(Planet Asia) 등 게스트들의 목소리를 듣는 순간이 반갑게 느껴지는 것도 같은 이유에서일 것이다. "Outta Control"이 앨범 후반부의 독보적인 트랙인 것도 사실 호지 비츠(Hodge Beats of Odd Couple)의 참여가 한몫 했다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결국, 계속해서 앨범의 주인공이 본인임을 확실하게 어필하지 못한 채 40분의 러닝 타임이 흘러가고 마는 셈이다.

만약 M.E.D. 본인이 이러한 평가를 듣게 된다면 속이 뒤집어지겠지만, 확실히 그의 목소리는 수백 번을 들어봐도 흡입력이 부족하다. '주객전도'라는 말을 들을 정도로 심각한 수준은 아니지만, 그는 이번에도 자신의 앨범을 휘어잡는 카리스마를 보여주지 못했다. 안타깝지만, [Classic]은 랩퍼의 목소리가 앨범의 퀄리티를 좌지우지하는 데에도 적잖은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사실을 입증할만한 사례로 남을 듯하다. 스톤 스로우 소속 뮤지션들의 아낌없는 지원에도, M.E.D.는 1집에서부터 드러난 단점을 여전히 해결하지 못했다. 와일드차일드(Wildchild), 퍼시 피(Percee P) 등 쟁쟁한 MC가 버티는 스톤 스로우에서 그가 레이블의 간판 MC라고 자신 있게 말 할 수 없는 이유는 결국 그러한 한계를 극복하지 못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Article/Review | Posted by epmd 2011. 12. 24. 19:16

M.O.P. (with Snowgoons) [Sparta] (2011)


※ 2011년 웹진 리드머(http://www.rhythmer.net)에 기재한 글.

01. Sparta
02. Back At It
03. Get Yours
04. Blasphemy (Blast 4 Me)
05. Opium
06. Hard Niggaz
07. Rollin'
08. No Merch
09. Break 'Em
10. Body On The Iron

Record Label: Babygrande
Released Date: 2011-11-22
Reviewer Rating: ★★★★

뉴욕의 하드코어 랩 듀오 M.O.P.(엠오피)는 열혈 힙합을 논할 때 둘째가라면 서러울 인물들이다. 갱스타 파운데이션(Gang Starr Foundation)의 일원으로, 한 때는 지-유닛(G-Unit)의 일원으로도 활약했던 이 듀오는 험난한 랩 게임의 생존자로서 기개를 자랑해왔다. 2년 만에 발표하는 새 앨범에서 그들은 비트 메이킹을 단일 프로덕션에 일임하는 이색적인 도전을 감행했다. MC 듀오와 프로듀서 3인방의 결합인데, 이는 최근 우후죽순으로 쏟아져 나오는 ‘1 MC + 1 프로듀서’ 체제와 비슷하면서도 엄연히 말하자면 다른 형태라고 할 수 있다. M.O.P. 하면 막연하게 머릿속을 스치는 디제이 프리미어(DJ Premier)의 비트는 단 한 곡도 없이, 그들은 독일 출신의 프로듀서 집단 스노우군스(Snowgoons)와 작업을 통해 [Sparta]라는 앨범을 완성했다.

[Sparta]에는 코러스 보컬리스트를 제외하고는 그 흔한 랩 게스트도 없으며, 오직 M.O.P.와 스노우군스만이 존재한다. 작정하고 본인들과 스노우군스가 만든 작업물만 보여주겠다는 각오가 느껴지는 대목이다. M.O.P.가 스노우군스와 뜻을 함께한 이유는 간단하다. 이미 아미 오브 더 패로우스(Army of the Pharaohs), 리프 더 로스트 커즈(Reef the Lost Cauze) 등의 앨범을 통해 실력을 검증받은 집단이기 때문이다. 타이틀에서 유추할 수 있듯이 M.O.P.는 스파르타의 남성적 이미지를 수년간 쌓아왔던 자신들의 강인한 이미지와 매치시키려 하는데, 방어 자세의 스파르타 군사들을 묘사한 앨범 커버가 그 의도를 잘 나타낸다. 심지어 첫 곡 "Sparta"에서는 아예 스파르타 군과 페르시아 군의 전쟁을 다룬 영화 [300]의 음성을 활용하기도 했다. 웅장한 비트의 향연 속에서 "Get Yours", "Blasphemy"로 이어지는 앨범의 초반부가 특히 인상적이다. 'Fuck that, Get Yours!'를 연신 외치는 "Get Yours"와 재치 있는 작명의 "Blasphemy(Blast 4 Me)"는 중독성 강한 코러스까지 갖췄다. 느린 템포의 곡("Opium")으로 소강상태에 접어들다가도 다시금 불을 지피며("No Mercy"), 묵직한 건반이 흐름을 리드하는 "Break 'Em"과 강한 베이스라인의 "Body on the Iron"으로 34분의 짧은 러닝타임을 마무리한다.

이 정도면 현재 언더그라운드에서 가장 잘 나가는 프로듀서 집단의 물오른 감각이 잘 스며든 앨범이라 평해도 무리가 없다. 때로는 혼(horn)의 운용으로, 때로는 건반 음의 활용을 통해 템포를 적절하게 조절할 줄 아는 스노우군스의 숨은 노력이 있기에, 앨범의 콘셉트가 효과적으로 유지된다. 혹자는 예전에 M.O.P.의 열혈 랩을 두고 '그들의 랩을 듣고 있으면 침이 튀는 것 같고 오래 듣기가 힘들다'라며, 장시간 감상의 어려움을 토로하기도 했는데, 34분의 짧은 시간으로 이루어진 본 작은 그러한 단점(?)에서도 자유로울 수 있을 듯하다. 스태틱 셀렉타(Statik Selektah)와 디제이 프리미어 등 힙합 프로듀서로서 한 가닥 한다는 이들의 지원에서 벗어나, 스노우군스라는 젋은 피를 대안으로 택한 M.O.P.의 결정은 무척 성공적이었다. 앞으로 M.O.P.와 작품 외에도 PMD(피엠디), 에이지(A.G.), 버츄오소(Virtuoso)와 합작이 예정되어 있는 스노우군스의 빠듯한 차기 행보에도 기대를 걸어볼 만하다.
Music | Posted by epmd 2011. 12. 11. 08:25

Kurupt (feat. Roscoe) - I Call Shots




Produced by Organized Noize Productions.

학생 신분이었을 때는 집을 나서기 전에 가장 많이 들었던 노래였으며, 직장인 신분인 현재까지도 출근 전에 제일 많이 청취하는 곡이 되었다.

빠른 드럼과 길게 늘어지는 베이스라인, 커럽 + 커럽 동생의 랩 모두 완벽했던 곡. 사람들이 [Tha Streetz Iz A Mutha] 앨범을 논할 때 "I Ain't Shit Without My Homeboyz" 위주로 언급하고 이 곡에 대한 의견은 거의 찾아볼 수가 없었던 것이 의아할 따름이다.

프레드 렉이나 대즈 딜린저의 프로듀싱도 훌륭했지만, 아직도 앨범을 들을 때 이 곡만큼 애착을 갖게 되는 곡이 없다.